기사 메일전송
경찰개혁은 사람을 바꾸는 것이 개혁이 아니라, 제도를 바꾸는 것이 개혁이다 - 전국 순환인사 확대는 경찰개혁의 해법이 될 수 없다
  • 기사등록 2026-08-01 05:32:45
  • 기사수정 2026-08-01 05:34:38
기사수정

경찰개혁은 사람을 바꾸는 것이 개혁이 아니라, 제도를 바꾸는 것이 개혁이다

                 - 전국 순환인사 확대는 경찰개혁의 해법이 될 수 없다 -


                                                                                      법학박사 김원영

 


경찰청이 추진하는 전국 단위 순환인사 확대는 경찰개혁이라는 이름을 내세우고 있지만, 과연 이것이 실효성 있는 개혁인지는 냉정하게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경찰은 이미 1999년 전국 단위 순환인사 제도를 도입·운영한 경험이 있다. 그러나 당시 제도는 조직의 기대만큼 성과를 거두지 못했고, 일선 경찰관들의 불만과 조직 내 혼란을 초래했다는 평가가 적지 않았다. 생활 기반이 무너지고 가족과 떨어져 근무해야 하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사기 저하와 업무 연속성 약화가 문제로 제기되었고, 결국 제도는 지속적으로 확대·정착되지 못했다.

과거의 경험을 충분히 검증하지 않은 채 동일한 정책을 다시 확대하는 것은 정책 실패를 반복할 가능성이 크다. 실패의 원인을 분석하지 않은 정책은 또 다른 실패를 낳을 뿐이다.

더욱이 오늘날 경찰은 1999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수사 환경이 복잡해졌다. 경제범죄, 사이버범죄, 마약범죄, 조직범죄, 디지털포렌식 등은 장기간 축적된 전문성과 지역 실정에 대한 깊은 이해가 필수적이다. 이러한 현실에서 획일적인 전국 순환인사는 전문성을 키우기는커녕 오히려 약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비리 예방 역시 순환인사만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경찰 비리의 근본 원인은 인사제도가 아니라 허술한 내부통제와 감찰 시스템, 이해충돌 관리의 미흡에 있다. 사람을 다른 지역으로 보내는 것만으로 비리가 사라진다면 어느 조직도 부패 문제를 겪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다.

무엇보다 현장의 목소리를 외면해서는 안 된다. 이미 일선 경찰관들은 전국 단위 순환인사가 주거 문제, 배우자의 직장, 자녀 교육, 부모 부양 등 심각한 생활상의 어려움을 초래한다며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이러한 불만이 누적되면 조직의 사기는 떨어지고 우수 인력의 이탈까지 가속화될 수 있다. 국민의 안전은 사기가 높은 경찰 조직에서 나온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경찰개혁은 사람을 자주 이동시키는 데 있는 것이 아니다. 비리를 저지를 수 없는 제도를 만드는 것이 진정한 개혁이다. AI 기반 상시 감찰체계 구축, 이해충돌 방지제도 강화, 독립적인 감찰기구 운영, 비위 경찰관에 대한 무관용 원칙 확립이야말로 지속 가능한 경찰개혁의 핵심이다.

개혁은 사람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시스템을 바꾸는 것이다. 경찰의 경쟁력은 잦은 순환근무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전문성과 책임성에서 나온다. 과거의 실패를 반복하는 정책이 아니라 미래를 준비하는 제도개혁이 필요하다.

법학박사 김원영은 "경찰개혁의 본질은 사람을 전국으로 이동시키는 데 있지 않다. 국민이 신뢰하는 경찰은 순환인사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전문성을 존중하면서도 비리를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제도와 문화 속에서 탄생한다. 1999년의 경험에서 교훈을 얻지 못한 개혁은 또 다른 시행착오를 반복할 가능성이 크다. 이제는 사람을 바꾸는 인사행정에서 벗어나, 제도를 혁신하는 경찰개혁으로 방향을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0
기사수정
  • 기사등록 2026-08-01 05:32:45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유니세프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