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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권익보호를 위한 공인탐정제도와 행정사의 사실조사 업무 확대

 

법학박사 김원영

 

우리 사회가 복잡·다양해지면서 각종 분쟁과 민원, 행정절차에서 정확한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일이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 국민들은 억울한 일을 당했을 때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필요한 자료를 확보하여 자신의 권리를 주장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측면에서 공인탐정제도의 합리적인 도입과 함께 행정사의 사실조사 업무 범위를 현실에 맞게 확대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현재 행정사는 국민과 행정기관 사이에서 각종 행정업무를 지원하는 전문자격사로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 행정현장에서는 민원이나 행정절차를 진행하기 전에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관련 자료를 수집·정리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문제는 이러한 사실조사 업무가 명확하게 제도화되지 못하면서 국민들이 사실관계 확인을 위해 여러 기관과 전문가를 찾아다녀야 하는 불편이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행정사가 법률이 허용하는 범위에서 사실을 확인하고 관련 자료를 수집·정리할 수 있도록 업무범위를 보다 명확하게 하고 확대할 필요가 있다.
제주 장00 실종사건이 던지는 과제

최근 제주에서 발생한 장00 씨 실종사건은 국민의 권익보호를 위한 사실확인 시스템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안타까운 사례다.

장00 씨는 지난 5월 실종 신고가 접수됐지만 담당 경찰관이 실제 연락이나 안전 확인을 하지 않은 채 연락이 된 것처럼 허위로 보고하고 사건을 종결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후 장00 씨는 실종 104일 만인 지난 8월 24일 숙소에서 약 400m 떨어진 곳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관련 경찰관이 담당했던 실종 신고 298건에 대해서도 전수조사에 착수했다.

 

더욱 심각한 것은 해당 경찰관이 장00 씨 사건뿐 아니라 다른 실종사건도 유사한 방식으로 허위 종결한 혐의를 받고 있으며, 결국 직무유기 등의 혐의로 구속됐다는 사실이다.

물론 실종사건의 수사와 강제수사는 경찰 등 국가 수사기관의 고유한 영역이다. 공인탐정이나 

행정사가 경찰을 대신하자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이 사건이 보여주는 핵심적인 교훈은 국가기관의 수사권과 별개로 국민이 자신의 문제에 대해 합법적으로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필요한 정보를 확보할 수 있는 민간 전문영역도 제도적으로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실종자의 가족이 경찰에 신고한 이후에도 소재와 관련한 객관적인 자료를 확인하거나, 공개된 자료와 합법적인 방법을 통해 마지막 행적을 정리하고 관계인의 진술을 확보하는 등의 보조적 사실조사가 가능하다면 국민의 권리보호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다만 이러한 업무가 경찰의 수사를 대체하거나 수사에 개입하는 방식이어서는 안 된다. 경찰은 수사하고, 민간 전문가는 적법한 범위에서 사실을 확인하며, 행정사는 그 결과를 행정절차와 권리구제에 연결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행정사의 사실조사, 국민 권리구제의 출발점

행정사가 수행할 수 있는 사실조사는 수사기관의 수사와는 명확히 구별되어야 한다.

행정사는 강제수사권이나 수사권을 행사하는 기관이 아니다. 따라서 체포·압수·수색·강제조사 등 국가기관의 고유 권한을 행사해서는 안 된다.

다만 의뢰인의 동의와 적법한 절차에 따라 공개된 자료를 조사하고, 관계인에 대한 사실확인 및 진술 청취, 현장 확인, 관련 자료의 수집·정리 등을 수행할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을 마련한다면 국민의 권리구제에 상당한 도움이 될 수 있다.

특히 행정처분과 관련한 사실관계 확인, 각종 인허가 및 행정민원, 실종·소재 확인과 같은 공익적 영역, 피해사실 확인 및 분쟁의 기초자료 정리 등에서는 전문성을 갖춘 행정사의 역할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공인탐정과 행정사의 역할은 구분하되 상호 보완해야

공인탐정제도가 도입된다면 탐정과 행정사의 업무가 무분별하게 중복되어서는 안 된다.

탐정은 민간 영역에서 합법적인 사실조사와 정보수집을 담당하는 전문직으로 발전시키고, 행정사는 행정절차와 국민의 권리구제에 필요한 사실조사 및 자료의 확인·정리 업무를 중심으로 전문성을 강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행정사가 조사한 사실과 자료가 행정기관에 제출되는 경우에는 조사방법과 자료의 출처, 조사자의 신원 등을 명확히 기록하도록 하여 자료의 객관성과 신뢰성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개인정보와 사생활 보호는 반드시 전제돼야

사실조사 업무를 확대한다고 해서 타인의 개인정보나 사생활을 무제한으로 조사할 수 있도록 해서는 안 된다.

개인정보 보호, 통신비밀 보호, 주거의 자유 등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에서 업무가 이루어져야 하며, 불법적인 미행·도청·촬영·개인정보 취득 등은 엄격하게 제한해야 한다.

이를 위해 행정사에 대한 사실조사 업무의 범위와 방법, 금지행위, 윤리기준 및 책임규정을 법령으로 명확하게 규정할 필요가 있다.

 

국민에게는 선택권을, 국가에는 효율성을

행정사의 사실조사 업무가 합리적으로 확대되면 국민 입장에서는 자신의 문제를 상담하고 사실관계를 확인하며 행정절차까지 연계할 수 있는 전문적인 창구가 마련될 수 있다.

또한 행정기관 입장에서도 국민이 제출하는 자료의 사실관계가 보다 체계적으로 정리된다면 행정업무의 효율성과 신뢰성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물론 모든 사실조사를 행정사에게 맡기자는 것은 아니다. 범죄혐의가 있거나 강제수사가 필요한 사건은 당연히 경찰 등 수사기관이 담당해야 한다.

중요한 것은 행정사의 전문성과 공공성을 활용하여 국민의 권리구제에 필요한 합법적인 사실조사 영역을 제도적으로 확대하는 것이다.

이제는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

제주 장00 씨 사건은 우리 사회에 "누가 사실을 확인하고, 누가 국민의 권익을 보호할 것인가"라는 중요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


경찰의 수사 역량과 내부통제 강화는 당연히 필요하다. 실제로 이번 사건을 계기로 경찰은 관련 실종사건에 대한 전수점검에 나섰고, 국회에서도 경찰의 조직 쇄신과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수사체계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그러나 경찰의 쇄신만으로 국민의 모든 사실확인 수요를 충족시키기는 어렵다.

국민이 억울한 일을 당했을 때 경찰에 신고하는 것과 별개로 적법한 방법으로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자료를 확보할 수 있는 제도적 통로도 필요하다.


바로 이 지점에서 공인탐정제도와 행정사의 사실조사 업무 확대를 함께 논의할 필요가 있다.

공인탐정과 행정사는 경찰과 경쟁하는 존재가 아니라 국민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한 보완적 전문영역으로 자리매김해야 한다.

공인탐정은 민간 영역의 합법적인 사실조사를 담당하고, 행정사는 행정절차와 권리구제에 필요한 사실확인 및 자료의 조사·정리를 담당하며, 범죄수사와 강제수사는 경찰 등 국가기관이 책임지는 명확한 역할분담이 필요하다.


이러한 체계가 구축된다면 국민은 자신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보다 다양한 전문서비스를 선택할 수 있고, 국가기관 역시 본연의 수사와 행정업무에 보다 집중할 수 있을 것이다.

국민의 권익을 보호하면서 경찰 등 국가기관의 고유한 수사권을 침해하지 않는 것. 이것이 공인탐정제도와 행정사의 사실조사 업무 확대가 지향해야 할 기본 원칙이다.

법과 원칙을 지키면서 국민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새로운 전문서비스 제도가 정착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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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6-08-28 23: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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